이 ‘나무 이야기’는 2022 대전비엔날레 참여작 ‘나무가 디자인하는 도시’ 에서 함께 전시됩니다.

이지나
한국

서울 문묘 은행나무.
“네가 좋아하는 은행나무 가지가 부러졌다는데?” ,
“뉴스에 은행나무 가지 부러진 게 자막으로 뜨더라구요.”,
태풍이 온 것도 아닌데,
천연기념물인 문묘 은행나무 가지가 부러졌다고 해서
어떤 내용인지 찾아보니 나무 수리·보수를 하는 한 업체가
지지대 교체 작업하다 2개의 가지가 부러진 것이라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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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행나무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는
동네 주민, 대학원 후배에게 받은 오늘의 현장 사진. 😢
아침부터 이 나무의 지난 날들 사진을 찾아봤다.
내가 마음을, 시간을 참 많이 준 나무.
내가 아는 서울의 가을 풍경은 이 나무를 만난 전•후로 나뉜다.
그래서 오늘 내내 맘 한 켠이 무거웠나보다. 🌳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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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
커갈 것 같다. 오래된 나무를 마음에 품고 그 나무가 견딘
세월풍파를 상상하면,
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. 🙏🏼
가지가 잘리고, 부러지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 일텐데
지지대 교체 작업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궁금하다.
“지나가는 사람은 모두 안타깝다고 한마디씩 나누고,
열심히 사진찍으시던 교수님 한분은 앞으로 어떻게 대책을
세울지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, 한 학생은 부러진 것도
멋있다고”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진아 씨 메세지에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의 시간도, 마음도 건너 만날 수 있었다.
마침 어제 이 나무 이야기를 나눴는데!
그 자리에 그저 그렇게 있을 땐, 귀함을 잘 모르는 우리들.


